본문 바로가기
  • 디트맨의 정형외과 이야기
정형외과/응급실 이야기

정형외과 의사가 말하는 응급 질환(1편, 열상, 칼에 손이 베였을 때)

by 디트맨 2022. 9. 18.
반응형

안녕하세요 디트맨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장르의 글을 적어보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바로, 응급실 이야기입니다

 

응급실 내 정형외과 진료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주제는 손가락 열상에 대한 내용입니다

칼이나 낫과 같은 날카로운 물체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베인 경우에 어떻게 치료할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손가락 뿐만 아니라 발가락도 해당이 됩니다

넓게는 손등과 전완부, 발등과 종아리에 생긴 날카로운 상처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2부로는 동물 및 사람에게 물린 상처(교상)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주로 어떤 환자가 오게 될까?

 

주로 오시는 분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우선, 집에서 요리를 하시다가 칼에 손가락이 베여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중년의 남성 및 요리를 하시는 젊은 남성 분들도 오시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중년의 여성이 많습니다

 

 

 

나머지는 작업 도중에 낫이나 기계 등에 손가락이 베여서 오시는 경우입니다.

대부분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하는 연령의 남성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경험상 외국인 분들도 꽤 많은 비중을 갖고 있었습니다.

 

 


#. 반드시 꼬매야 할까?

 

당연히 상처가 나게 되면, 봉합을 고려하게 됩니다.

상처의 상황에 따라 3가지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됩니다.

 

 

0. 상처가 깊지 않아서 봉합이 필요 없는 경우

 

가장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베인 상처의 깊이가 깊지 않으면 굳이 봉합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기준은 손가락으로 힘을 줘서 상처가 벌어지는지를 확인합니다.

벌어지지 않는 경우에 봉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드립니다.

 

벌어지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축하게 되는 성질과 연관이 있습니다

(마치 오징어를 구울 때 말려들어가듯, 피부도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힘을 줘서 상처가 더 벌어진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즉, 실로 적당히 봉합해서 모아주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상처가 애매하다면, Steristrip이라는 특수한 반창고를 붙여서 살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출처: https://www.doccheckshop.eu/dressing-material/wound-closures/clips-wound-closure-strips/5098/3m-steri-strip-wound-closure-strips

 


#. 꼬매는 건 어디서 어떻게 꼬맬까?

 

꼬매게 될 때는 크게 2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그냥 피부만 꼬매게 되는 경우와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1. 응급실에서 상처를 봉합하는 경우

 

응급실에서 상처를 봉합하는 경우가 그나마 다행인 경우입니다

 

응급실에서 국소 마취제를 이용해서 베인 부분을 마취하고, 피부를 봉합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1. 구조물의 손상이 없어야 합니다.

2. 감염의 위험이 비교적 적은 경우에 한합니다.

 

 

구조물의 손상이 없다는 것은 신경, 혈관, 인대, 힘줄 등의 손/발 내의 구조물이 괜찮다는 확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친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안전한 위치에 있어야 하고, 상처를 통해서 보는 내부의 모습이 100퍼센트 괜찮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서, 100퍼센트 괜찮은 위치가 다친 경우에만 응급실에서 봉합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감염의 위험이 비교적 적어야 한다는 뜻은 감염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꼬매게 되면, 상처는 아물지라도 내부에 고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처의 상태가 깨끗한 경우에만 응급실에서 봉합이 가능합니다.

(나무 조각 같은 이물질 등이 상처에 혼재되어 있다면, 절대로 응급실에서 봉합을 해서는 안됩니다)

 

 

앞에서 말한 조건이 확인된다면, 피부 봉합만 시행하게 됩니다.

 

 

피부 봉합은 얼굴의 경우에는 1주일, 손발의 경우에는 2주일 정도 지나면 실밥을 제거하게 됩니다. 그 사이에는 1-3일 간격으로 상처 소독을 하게 됩니다

 

 

2.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

 

1번과 2번에 해당하지 않으면, 수술방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처의 위치가 구조물 손상과 관련있는 위치이거나 상처가 깨끗하지 않다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교과서적인 치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나중에 피부만 봉합이 되고 손가락이 안 움직이거나 신경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이것을 모르고 병원을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로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 분과 보호자분은 단순히 살짝 베인 상처인 것 같아서 금방 꼬매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병원에서는 입원해서 전신 마취(혹은 부분 마취) 하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경우입니다.

 

정말 흔하고 흔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주제를 1번째 주제로 선정해서 꼭 정보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수술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1. 구조물 손상 부위를 확인하는 탐색술(exploration).

2. 구조물 손상 부위를 봉합하는 봉합술(힘줄의 경우에는 건봉합술(Tenorrhaphy). 신경의 경우에는 (Neurorrhaphy)).

3. 피부를 봉합하는 봉합술.

 

 

피부의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손/발의 경우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지만, 힘줄이 끊어져서 봉합한 경우에는 6주간의 시기가 필요합니다.

(6주 간의 시기 동안에는 부목으로 다시 끊어지지 않게 고정하고, 재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 그래서 손이 베이는 어느 병원에 가야 하나?

 

이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입니다. 

 

많은 분들이 손이 베이게 되면, 동네 정형외과 의원,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시게 됩니다

 

그러나, 두 곳 다 올바른 병원이 아닙니다.

 

열상을 입었을 때에는 수술의 가능성을 환자가 판단할 수 없기에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병원을 고르셔야 합니다. 

 

동네 정형외과 의원은 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원하면 수술을 하는 병원으로 보낼 것입니다.

대학병원은 큰 수술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작은 수술을 하는 병원으로 보내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아픈 손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떠돌아야하는 불편감이 심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부 전문으로 하는 2차 병원을 내원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 주로 이름에 손이나 수라는 단어가 포함된 경우가 많고, 홈페이지 등에서 보면 수부 접합/ 미세 수술 전문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것으로도 판단이 어렵다면, 전화해서 열상을 입었는데 수술 가능성을 고려한 진료가 가능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