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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트맨의 정형외과 이야기
정형외과/응급실 이야기

정형외과 의사가 말하는 응급 질환(2편, 교상, 뱀/사람/강아지에게 물리면, 광견병)

by 디트맨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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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트맨입니다
이번 글은 응급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정형외과 질환의 2번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는 열상(베인 상처)의 치료에 대해서 설명드렸습니다
이번 글은 열상과 비슷하지만, 조금 신경 쓸 내용이 더 있는 동물 교상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편(열상)의 내용과 이어지는 부분이 많으니, 같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교상이라는 용어는 동물 등에 의해서 물린 상처를 의미합니다
열상이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서 베인 상처라면, 교상은 이빨 등에 의해서 불규칙적인 상처를 남긴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그리고 동물 체내에 서식하는 균 또는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도 높아지게 됩니다.




동물 교상은 강아지에 물리는 것이 제일 많지만, 뱀, 고양이나 다른 짐승에 의해서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간에 의해서 물리는 것도 동물의 교상에 준해서 치료하게 됩니다. 주먹 다툼을 할 때 발생하는 치아에 의한 손상도 인간에게 물린 상처로 보고 치료하게 됩니다.
(응급실 진료 경험 상, 인간에 의한 교상이 강아지에 의한 교상 다음으로 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글은 크게 2가지의 측면에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1. 병원 방문 전 유의 사항 (응급 처치)
2. 병원에서의 치료 내용



참고 자료는 대한 수부외과학회에서 나온 수부외과학 교과서를 참고 하였습니다

 




 

 

 

 


#1. 병원에 가기 전에는 어떤 응급 처치가 도움이 될까?

 

 


교상의 치료에 있어서, 초기 응급 처치는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1편에서 말씀드린 열상에서도 감염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교상에서는 감염의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동물의 구강에 살고 있는 상재균이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초기 치료의 핵심은 균에 의한 감염을 낮추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균을 모두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최대한 균의 밀도를 낮추어서 우리의 면역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0개의 균이 들어왔을 때에는 우리 몸의 면역이 이기지 못하여 감염을 일으키지만, 10개의 균만 들어오게 할 수만 있다면 우리 몸이 충분히 감염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의 처치 과정을 하신 뒤, 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1차로 빨간약으로 알려진 포비돈 용액(1% 정도로 희석)으로 상처를 깨끗하게 씻어냅니다.
2. 2차로 멸균된 생리식염수로 상처를 다시 씻어냅니다.
3. 포비돈 용액이나 생리 식염수가 없는 경우에는 수돗물로라도 다량으로 씻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세척하는 양은 최소 2리터 정도의 양을 천천히 한 방향으로 흘러내버린다는 생각이 좋습니다.상처 조직을 문질러서 씻는 것은 2차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정도로 응급처치를 하신 뒤 붕대로 환부를 감고, 수부를 전문으로 하는 2차 병원에 가시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대학병원에 가면 병실 부족이나 대기 시간이 매우 길 확률이 높고, 너무 작은 병원에 가게 되면 전문 병원으로 안내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병원에서는 어떠한 치료 및 검사를 하게 될까?

 


응급실에 하는 치료는 크게 4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4가지를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세척 및 균 검사를 먼저 시행합니다.
2. 동반된 손상 검사를 철저히 시행합니다.
3. 봉합을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시행합니다
4. 파상풍 예방, 항생제 사용, 광견병 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1. 다시 한번 상처의 세척 치료 및 균 검사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동일한 과정을 먼저 하게 됩니다.
병원에서는 보통 2000cc 이상의 멸균된 식염수를 통해서 세척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응급 처치 과정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확실하게 더 균이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이 과정에서 균 배양 검사를 하게 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균마다 필요한 항생제가 다릅니다. 균 배양 검사는 통상적으로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데, 균 검사를 먼저 한 상태로 예상되는 균에 대해서 항생제 치료(예측 치료)를 하다가 균 검사가 나오면 항생제(균에 맞는)를 수정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만약 병원에서 이 과정을 하지 않는다면, 환자 또는 보호자는 강력하게 이 과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간과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똑똑한 환자라면 내 몸을 위해서 주장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병원에서는 철저하게 지켜지는 과정이지만, 2차/1차 병원에서는 간혹 누락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동반된 손상 확인을 위한 검사를 진행합니다.



날카로운 칼에 의한 손상과 다르게, 동물의 의한 교상은 압궤(으스러짐), 관통(뚤림) 손상이 많습니다.

강한 턱과 날카로운 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손상 외에도 피부, 근육, 신경, 혈관, 인대, 뼈 등에도 손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치료를 해야합니다.

따라서, x-ray 등을 통해서 골절, 관절 관통 여부, 이물질 여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진찰에도 신경써서 진행해야 합니다.
(진찰이라고 하면, 열상에서도 동일하겠지만 겉만 보고 정상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3. 봉합을 적절한 장소와 적절한 시기에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다친 직후에는 꼬매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5살 정도의 여아가 개에 물린 직후에 바로 꼬매는 치료를 받았고, 굉장히 큰 후유를 남기고 대학병원으로 전원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유는 거듭 말씀드렸듯이, 동물 체내에는 다량의 세균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처치(항생제 및 세척 치료)를 하더라도, 균은 다친 직후에는 절대로 완벽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부 봉합을 한다면, 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무리해서 다친 직후에 꼬매는 것은 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머리, 얼굴, 목 등의 부위는 감염의 위험이 적은 부위라서, 의사의 판단으로 당일 꼬매는 것도 고려한다고 합니다.)

머리, 얼굴, 목 이외의 부위는 미용적인 목적보다는 감염 관리의 측면에서 반드시 감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꼬매게 됩니다. 보통 1주일 정도의 시간을 두고, 꼬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동반 인대, 힘줄, 혈관, 신경 손상이 있을 경우에는 마취(전신 또는 국소) 하에 수술실에서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피부 손상만 있더라도 수술실에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경미한 경우에는 처치실과 같은 독립된 공간에서 간이로 진해하기도 합니다)




4. 파상풍 백신, 항생제, 광견병 백신을 사용합니다.


역시나 감염에 대한 내용입니다. 2차적인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파상풍의 경우를 조심해야 합니다.
녹슨 철이 아니더라도, 파상풍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을 염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1년 이내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 추가 투여 없음
2) 1년 이상 경과된 경우: 톡소이드(DPT)
3) 예방 주사를 맞은지 10년 이상 된 경우: 면역글로불린+톡소이드



광견병(공수병)은 바이러스의 신경계 감염으로 인해서 뇌척수염이 생기는 질환으로, 치명률이 높습니다.
광견병이 의심되는 창상의 치료는 3시간 이내에 빠른 치료를 원칙으로 합니다.
(개에 대한 광견병 가능성을 꼭 체크해야 합니다.)

1) 비누와 물로 가능한 빠르게 문질러서 씻어야 합니다
2) 1% 포비돈 용액으로 소독해야 합니다
3) 면역 글로불린을 20IU/kg 양 만큼을 가능한 빨리 창상 주변에 주사하고, 나머지는 근육 주사로 줍니다
4) 백신도 병행하게 되는데, 1ml를 당일, 3일, 7일, 14일, 28일 후에 총 5번 주사합니다.



항생제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초기에는 균 배양 검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동물인지에 따라서 초기에 사용하는 항생제를 다르게 사용합니다.
(페니실린 계열을 주로 권장하며, 이중 항생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뱀에 의한 교상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1. 사독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 부목 고정을 하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지혈대, 흡인, 절개 등의 방법은 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해가 되는 처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3. 병원에서는 항독소를 통해서 뱀의 독소를 중화시키게 됩니다.





요렇게 응급실 2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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