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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트맨의 정형외과 이야기
정형외과/스포츠 의학(FIFA)

주드 벨링엄 부상으로 배우는 발목 염좌

by 디트맨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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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주드 벨링엄이 발목 염좌를 당해 3월 초까지 결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해외 기사를 보면 구체적으로 3주라는 기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팀은 4대0의 대승을 이뤘지만,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반전과 후반전에 같은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습니다. 

2차례의 부상이 어떤 점에서 다른 결과를 내었는지, 또 3주나 쉬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부상 장면을 살펴봅시다.

부상 상황 1: 전반전 장면으로, 상대편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첫 번째 상황 이후에는 바로 복귀해서 골까지 기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축구 팬들의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였습니다.)

 

상대를 따돌리는 과정에서 약간의 바디 페인트를 주었고, 발목 힘으로 버티면서 간격을 넓히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상체는 상대와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왼쪽 발목을 자세히 보면 바깥쪽이 들린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발목의 모습만을 보면, 의학적으로는 eversion(외번)이라는 동작입니다.

(실제로는 pronation(회내)라는 동작이 정확한 표현인데, 나중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발의 내측으로 지면을 박차게 되는 동작입니다.

 

다음 상황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수비수와 컨택이 문제가 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벨링엄의 좌측 발목을 보면, 위 사진과 달리 발바닥이 몸의 안쪽을 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의학적으로 inversion(내번)이라고 표현합니다.

(실제로는 Supination(회외)라는 동작이 정확한 표현인데, 나중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발목이 체중을 지지하는 것을 버티지 못해서, 반대쪽으로 무너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의 발목 인대가 다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부상 직후의 모습입니다. 벨링엄이 좌측 발목의 바깥쪽 부위를 만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발바닥이 안쪽으로 향하게 되면서, 발목의 안쪽이 아닌 바깥쪽의 인대가 다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발바닥을 안쪽으로 하게 되면, 발목의 바깥쪽이 늘어나는 자극이 느껴질 것입니다)

 

아마추어 레벨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발목 염좌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런 상황을 겪은 이후에도 운동 및 일상을 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밑에 발목 염좌의 등급을 소개하겠지만, 이 당시에 벨링엄의 발목 염좌는 낮은 등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대가 다치진 했지만, 찢어지지는 않은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부상 상황 2: 후반전 장면으로, 측면에서 볼 경합 중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장면 후에 잠시 참고 뛰려는 의지를 보이지만, 통증으로 인해서 4분 정도 경과 뒤 교체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장면을 보지 못해서 글에 오류가 있었으나, 축구 팬들의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였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상황과 함께, 대표적으로 발목 인대 염좌가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혼자서 발을 접지르는 것보다는 상대의 발을 밟은 상태에서 접지르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평평한 지면에서 좌우로 발목이 흔들리는 것보다는 경사진 곳에서는 더 쉽고 세게 좌우로 발목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은 부상 직전의 캡쳐본입니다. 좌측 발이 전반적으로 지면에 접지되어 있는 상태로 볼 경합이 이뤄집니다.

워낙 찰나의 순간이라 이 장면에서는 확실히 발이 어떻게 부상되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확실히 부상의 기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발을 밟게 된 상황임을 알 수 있고, 우측 다리보다는 좌측 다리에 체중이 실린 동작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반전에 당하였던 부상과 같은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더 위험한 상황입니다.

같은 발목 염좌여도 부상 당하는 시점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 게임 중에 팀 닥터(혹은 필드 닥터)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미지수지만,  후반의 부상 과정에는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의견을 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물론, 선수의 통증 정도 및 진찰 소견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요...

 

경미하지 않은 부상 상황, 큰 점수 차의 리드, 주축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휴식을 주자는 의견을 낼 수 있으면 좋을 같습니다. 경기 중에도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발목 염좌이지만, 전반전의 상황과 후반전의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한 것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외국 기사 등을 참고하면, 벨리엄은 경기 후에  MRI등의 검사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초음파도 하였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기사에는 따로 언급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 역시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간단히라도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MRI상 높은 등급의 발목 염좌(high grade ankle sprain)을 진단 받았고, 3주 간의 결장 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부상 장면과 이후 상황을 보면, 검사 결과는 사실 예측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2. 높은 등급의 발목 염좌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발목 염좌는 주로 발목의 바깥쪽에 위치한 인대 손상을 의미하게 됩니다.

대부분 발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다치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ATFL, CFL, PTFL이라는 인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다치는 비율은 ATFL > CFL > PTFL 순입니다.

 

대부분 ATFL(전거비인대), CFL(종비인대) 를 다치게 됩니다.

 

참고로, 최근 브라이튼의 미토마 선수가 당한 부상은 벨링엄 선수의 부상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부위입니다. 

미토마 선수는 이보다 위쪽에 위치한 syndesmosis ligament(경비인대)가 다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다치는 방식(꺾이는 동작보다는 회전 동작)이 다른 점이 있고, 조금 더 휴식 시간이 필요한 부상입니다.

-> 실제로 미토마 선수는 벨링엄 선수(3주)보다는 조금 더 긴 결장시간을 부여받았습니다. 

 

 

다시 벨링엄 선수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친 인대는 ATFL(전거비인대), CFL(종비인대) 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높은 등급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실제로 급성기(= 이번에 다친) 인대 손상은 크게 3단계로 나뉩니다.

  인대 파열 부종, 멍 체중 부하 시 통증
Grade 1 없음 거의 없음 없음
Grade 2 실제로 찢어지는 것은 아니나, 늘어남. 적당한 정도 적당한 정도
Grade 3 완전히 찢어짐. 심함 심함.

 

실제로 제가 보지는 못하였지만, 벨링엄 선수는 Grade3가 아닐까 추측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조기에는 빠르게 보호 목적의 고정을 하고, 이후에 빠른 재활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 고정하는 것보다는 빠른 재활을 선택하는 것이 운동으로의 복귀에 더 좋다는 논문이 많습니다)

 

최근의 추세로는 대략 1주일에서 10일 정도의 짧은 보조기 기간(부츠 같은 기구 사용)을 갖게 됩니다.

이후에는 인대 손상을 백업해줄 수 있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과 위치 감각 운동을 서서히 시작하면서, 훈련으로의 복귀를 하게 됩니다.

 

복귀 시점은 기사에도 나와있듯이, 3-4주 정도의 기간이 일반적입니다.

너무 이른 복귀 시점을 잡는 것은 지속적으로 발목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벨링엄 선수는 발목 부상 이력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젊은 선수인 만큼, 앞으로 같은 부상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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